[Vol.10 No.3] IT 강국으로 유학 온 제3국의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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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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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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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으로 유학 온 제3국의 학생들 

명지대학교 박현희 교수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고 소개되는 것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와 같이 IT와는 낯선 나라에서도 대한민국을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명지대학교 ICT 융합대학 정보통신공학과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유학을 온 2명의 대학원생이 있다. 이들을 만나 유학을 고민하면서 대한민국을 선택한 이유와 지금 빅데이터 분석 연구를 수행하며 대한민국에서 지내는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두 학생은 모두 에티오피아의 명문대학 Addis Ababa University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 먼저 유학을 온 학생은 Deberneh Henock Mano라는 학생으로 현재 석박사통합과정 9학기이고, 지난 3월 유학을 온 학생은 Ejigu Girum Fitihamlak라는 학생으로 이제 석사과정 2학기에 접어들었다. 

 

먼저 왜 대한민국을 선택했는지 묻는 질문에 두 학생은 공통으로 대한민국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선진국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특히 에티오피아에서는 국내 명문대학을 졸업하고도 흔히 말하는 화이트컬러의 사무직을 갖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여러 해 시도를 하다가 결국 유학을 결심했고 많은 선진국 중에 대한민국도 한 후보군이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IT 기술에서 앞서 있는 선진국이라는 생각과 국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들이 우수했기 때문에 결국 대한민국 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또한 등록금 전액 면제와 함께 대학교의 행정적 지원이 많다고 했다. 기숙사의 지원, 의료적 지원은 물론 대한민국의 빠르고 쉬운 행정 처리가 이제는 너무 익숙하고 편하다고 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빠르고 영리하게 이 펜데믹을 대처하는 대한민국은 매우 안전하고 국격이 매우 높은 나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한다. 

Henock은 박사를 졸업하고 자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해외에서 일을 할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영어권 나라에서 취업하고 싶다고 했다. Girum은 이제 석사과정으로 시작해 6개월이 되었지만 이미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가지각색이다. 선후배의 서열문화가 낯설기도 하고, 도서관의 방대한 전자도서 시스템에 놀라기도 하고, 학교 식당에서 10분 안에 점심식사를 끝내는 것도 한국만의 문화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렇게 다른 문화의 유학생이 캠퍼스에서 함께 어우러지려면 우리 사회와 대학의 문화적 포용력도 넓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다양성을 포용하는 데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특히 공동 연구하는 환경 내에 있는 대학원생들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서로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한국에서 학위를 받은 외국인 박사들은 우리 문화에 충분히 익숙해진 고급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Henock과 같이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한국에서 일자리를 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에서 유학하며 성장한 이들이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차별 없이 가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리가 흔히 커피로만 떠올리는 낯선 제3국 에티오피아에서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IT 강국일 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리더로서 위치할 수 있는 나라가 되지 않았나 싶다. 좀 더 나아가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먼저 대학에서 다양성의 공간과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