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 No.4] 미래 기업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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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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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업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신용

 

명지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박현희 부교수

 


 

 

최근 인상 깊게 본 성균관대학교 안유화 교수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여 어떤 문제를 풀었던 빅테크 기업들이 세상을 지배했는지, 미래에 풀어야 할 문제는 어떤 것인지 기술하고자 한다. 

어떤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한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도 초, 메시지 블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산 네트워크를 개발했던 기술을 시작으로 1990년대 중순 이후 인터넷으로 월드 와이드 웹을 형성하면서 문화와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원격통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터넷은 전 세계적인 통신망이 되었고, 지금 세상에서는 0과 1로 구성된 수학으로 전 세계의 연결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오늘에 이르렀다. 결국 인터넷이라고 하는 기술로 전 세계 가상의 연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큰 주기의 기술 혁신이 생겨났고 세계 시장은 폭발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즉 우리의 생산 효율성을 극도로 높인 것이 인터넷이고 전 세계 가상의 연결이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 혁신이 나와서 세상을 한번 바꿔 놓은 인터넷 기술 안에는, 첨단 기술과 플랫폼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금융시장의 돈 풀기, 코로나 팬데믹, 러-우 전쟁 등의 이슈로 인해 급등한 환율과 금융 불안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급락하고 있다. 지금 인터넷에 빅테크 기업을 검색해보면 “빅테크 기업의 해고 칼바람”, “미국 7대 빅테크 기업의 가치가 1년 새 4300조 원 줄어든다”와 같은 흉흉한 뉴스가 허다하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또 다른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의 연결에 이어 풀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결의 형태와 연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생각해보자. 빅테크 기업의 주도로 만들어진 초창기 PC 시대의 인터넷은 단방향으로 정보를 올리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2008년부터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SNS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가 되었다. 이 연결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올리는 유저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만일 유튜브가 파산한다면 그 유저의 콘텐츠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구글과 같은 거대 빅테크 기업이 파산하는 것은 과연 말도 안 되는 소리일까?

한화로 수조 원이 넘던 가상화폐 시장의 테라/루나 코인의 붕괴와 코인판의 리먼 사태라 불리는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파산 등을 보면 유튜브 플랫폼의 파산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유튜브가 파산한다고 해서 내가 열심히 올렸던 영상이 다 없어져야만 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싸이월드는 어떤가?

결국 내 콘텐츠의 주인이 내가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콘텐츠의 주인이 플랫폼 회사라는 결론이 된다. 

다행히도 몇몇 선두 기업들과 유저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웹 2.0의 문제 제기와 함께 떠오르기 시작한 웹 3.0은 시맨틱 웹과 탈중앙화 된 웹, 그리고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암호화 기반의 개인 데이터 소유의 개념이 가능한 생태계이다. 지금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웹 3.0의 시대에서는 개인의 데이터 소유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들만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닌 콘텐츠의 주인도 함께 돈을 버는 웹 생태계로 움직이고 있다. 사용자 간 연결은 중개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에서만 가능했던 웹 2.0과 달리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탈중앙화를 구현하는 웹 3.0은 성공적인 대중화를 위해 사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마찰 없는 사용자의 경험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테라/루나 코인의 붕괴와 암호화폐 거래소의 붕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기술을 의심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가 아닌 거래소를 운영하는 특정인의 욕심에 의한 붕괴이지 기술의 붕괴가 아님에도 그렇다. 결국 다음 기술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안정적이고 대중화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시장에 알리고 제공하는 기업이 다음의 구글이고 다음의 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유튜브가 없어져도 탈중앙화 기술에 의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 이제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인류의 문제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빅테크 기업들은 연결 문제를 해결했다. 이 연결에 의해 한국에 있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떨어진 아프리카의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일하는 한국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은 일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갑자기 그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이 한국에 있는 나에게 천만 원의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 연결에 의해 같이 일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빌려 줄 수 있을까? 대부분은 천만 원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연결은 됐으나 그 사람의 신용은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은행은 그 사람의 신용을 알까? 만약 그 사람이 은행 시스템에 안 들어온다면 역시 신용을 알 수 없다. 은행 시스템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의 신용은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그 신용 문제를 처음으로 해결한 사례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화폐로 보인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가상화폐 기술에서는 100%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 기술 안에 기록되고 추적할 수 있고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불특정 다수의 신용 문제를 0과 1의 알고리즘으로 해결한 것이다. 수학으로 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솔루션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발전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 블록체인 기술, 금융 기반의 암호화폐, 탈중앙화 서비스 기반의 웹 3.0의 비전을 현실화하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함은 물론 더 깊이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웹 3.0 시대를 위해 0과 1로 구성된 연결에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용 문제를 해결한다면 세계는 또 한 번 폭발적인 기술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